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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욕망 해부…36년 만의 전시 나들이 ‘반추상’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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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4회 작성일 22-07-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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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11년을 유학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뒤 두문불출하다시피 작업하며 36년 만에 두번째 개인전을 마련한 화가가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 1986년 당시 화니백화점 미술관에서 첫 전시를 연데 이어 지난 6월16일부터 12일까지 동구 소태동 소재 갤러리 생각상자에서 열고 있는 광주 출생 서양화가 이계하(64)씨. 이 작가를 지난 6일 오전 만나 이번 전시에 대한 전반적 내용과 작품의 소견, 그리고 화가로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1980년 전남대를 졸업하고 6년이 흐른 뒤 중앙미전 입상작과 그동안 작업을 해온 작품들을 망라해 1986년 첫 개인전 때 출품했다는 설명이다. 당시 전시 이면에는 미술과 관련해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아오는 것을 포함,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던 아버지 때문에 개인전을 연 이유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부친이 위암 투병 중이던 때였고, 곧 별세할 것이라는 의사의 말에 개인전으로까지 연결됐다고 한다.

철학에 관심이 깊다보니 철학이 유럽에서 강한 나라가 독일이었기 때문에 1991년 도독해 베를린 조형미술학교(현 베를린대 미술대학)에 재학, 이론과 실제에 집중하며 보내다 2002년 고향으로 돌아와 작업에 매진했다. ‘철학하는 화가’로 불릴 정도로 철학에 깊이있게 탐닉했다. 그래서인지 전시장에서 만난 그의 작품들은 결코 가볍게 해독되지 않았다.

그는 독일에 머무른 사이 미술에 관한 이론을 탄탄하게 다지고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된 듯하다. 귀국해서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작업에 집중하며 보내느라 그간 변변한 전시 한번 열지 못했다는 사연을 언급했다. 전시 도록 프로필 사진을 보더라도 그는 정면을 응시하지 않고 바닥을 쳐다보고 있다. 쉽게 자신을 세상에 내보이지 못하는 듯 보였다.

작업을 위해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작업에만 파묻혀 지내다 보니 두 번째 전시가 늦어진 셈이다.
그의 작품은 대다수 인간과 우주에 대한 것들로 존재의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인간을 욕망덩어리로 상정하지만 욕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주와 정신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메시지로 전달하는데 집중돼 있다. 더 나아가 작가는 개인의 에고(ego·인식과 행위의 주체로서 자기 자신)를 넘어 개인을 확장하면 개인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아가 더 확장되는 것이고, 더 큰 인간이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작가는 자신의 테마에 대해 ‘존재의 본질에 관한 물음’으로 규정짓는다. 이를 드러내는 기법상으로 보면 작가는 욕망 덩어리를 사각에 가까운 형태로 묘사하고 있으며, 그 덩어리를 주로 깊은 바다의 색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다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흰색은 희망이나 빛을 상징하는 것으로, 인간이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정신적 존재라는 것을 표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일부 작품 중 캔버스 중간에 가로나 세로로 표현된 붉은색 선은 원초적 생명력과 틈을 의미하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철학적 사유가 깊게 투영된 ‘멈춰진 시간’을 비롯해 ‘70억 개의 경전’, ‘중첩세계’,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BLUE MATERIAL’, ‘Adam-현존인간’, ‘틈’, ‘CONNECT COSMOS’ 등 반추상을 구현한 19점이 출품돼 선보이고 있다. 이중 ‘70억 개의 경전’이나 ‘중첩세계’는 기존 사각 틀의 정형화된 캔버스를 해체해 변형된 틀을 실현하고 있어 한참 동안 눈길을 붙잡았다.

이중 ‘70억 개의 경전’은 주위의 제언으로 변형을 가한 가운데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모티브로 현시대 인구수 만큼 경전이 있을 것이라고 상정, 욕망을 다스리는 경전으로 해석했으며, ‘중첩 세계’는 작가 스스로가 변형을 가한 경우로 하나의 세계를 중첩의 시각에서 표현한데 이어 욕망을 겹쳐 표현했다.

그의 작품은 초창기 형태가 남아있는 반추상으로 출발해 현재는 형태마저 해체된 반추상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주홍 관장(갤러리 생각상자)은 작가에 대해 도록 머리글을 통해 그를 ‘동굴에서 나온 사람’으로 빗대 표현하고 있다.

주 관장은 “그의 작품들과 작가 노트를 받아보고 시공간이 잠시 멈춤을 느꼈다. 한 사람의 젊음과 온 생애가 담긴 작품이었다. 세상과 차단한 채 스스로를 가두고 오로지 내면과 마주하며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표현한 작품들이었다. 말로 할 수 없는 경계를 경험한 것이다. 진리와 자유를 찾아 떠난 한 인간의 고독한 여정에 당신을 모신다”고 밝혔다.

이어 이계하 작가는 “생활에 너무 쫓겨 살다보니 자기 존재에 대한 물음을 갖고 산다. 가끔씩 자기존재를 물으면서 살아갔으면 한다. 예술이 그런 역할을 했으면 한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시대인데 이 시대의 방향성이 맞는가, 개개인이 뭉쳐 시대의 흐름을 만드는데 이것이 맞는 것인가를 묻는다. 이런 것을 생각할 때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지 않을까 한다”고 전시 소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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