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대한 웅숭깊은 그리움…'서정 시학' 펼치다 (2022.06.15) > 언론보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언론보도

언론보도

board



2022 고향에 대한 웅숭깊은 그리움…'서정 시학' 펼치다 (2022.06.15)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95회 작성일 22-06-22 10:04

본문

그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한층 더 농밀해졌다. 시집 10권을 넘게 펴낸 만큼 그 그리움의 영토가 더 이상 늘지 않을 것 같지만 고향만 생각하면 그 그리움의 영토는 무한대인 듯하다. 광주예총 등 예술단체를 이끌면서 대내외 분주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남 해남 출생 원로 임원식 시인이 제18시집 ‘해남연가’(시인생각 刊)를 최근 펴냈다.

사의재 서정시선 6번째 권으로 선보였던 제17시집 ‘생각하는 정원’을 선보인 뒤 2년 만에 출간된 이번 시집은 고향으로 귀소본능을 강렬하게 자극하는 그리움의 시학이 펼쳐진다. 특히 서정성을 기조로 한 그의 시편들은 웅숭깊게 고향과 어머니를 향해 시적 촉수를 드리우고 있는 셈이다. 시인의 시편에는 해남의 자연과 곡물, 풍경, 문화유산, 역사와 인물 등이 총망라돼 있다. 이처럼 시인의 시적 범주에는 온통 해남의 삶이 꿈틀대고 있다.

그가 그리워하는 고향에 대한 깊이가 어느 정도로 깊은가는 시 ‘텃밭’을 보면 이해가 쉽다. 그는 텃밭은 어머니의 영토라고 표현했다. 그 영토는 더 나아가 자식과 가족을 먹여 살려온 요술상자이자 어머니가 한평생 자식을 위해 밟은 대지였던 것이다.

그는 ‘한 눈에 반한 쌀’을 통해 유럽 식탁까지 점령한 해남의 쌀에 대한 자긍심을 한껏 표출한다. 시인은 ‘…전·중략…우리집 밥상은/한 입에 녹는 쌀이 되고 있다’고 노래한다. 해남 곡창지대 황산에서 나는 쌀을 긍정적 메타포로 형상화하고 있다.

또 ‘일렁이던 파도 수평선으로 숨어들어 검은 갯벌이 드러’나는 곳에 자리한 뻘 역시 그만의 그리움의 정서가 가감없이 투영되고 있다. 그 정서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무한한 사랑이 관통하고 있다. 심지어는 ‘뻘맛’을 가르쳐준 이가 어머니라는 것을 밝힌다. 평생 그의 입맛을 저격했을 바다의 오롯한 맛이 똬리를 틀고 앉은 이유다.

특히 물고구마는 어머니에 대한 근원적 사랑을 제기한 작품이다. 시인은 ‘어머니는 어린 자식들에게 밥 대신/물고구마를 먹이며/얼마나 가슴 아프셨을까/문득 그 생각에 목이 메어/아내의 눈치를 보며/콩국물을 마신다’(‘물고구마’ 일부)고 했다. 해남은 고구마로 한 이름 하는 곳이다. 단순하게 제목 장사를 위해 붙인 것은 아닐 터다. 유년기 어려운 사람들의 식량이 됐던 고구마를 통해 순수하기 이를 데 없는 어머니의 깊은 사랑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중의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기다 무조건 변화를 거부하기보다는 변화된 고향에 대해 긍정적 시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읽힌다. 시인은 ‘지금은 바닷물을 막아 뽕나무 밭이 된 그곳에/억만 년 전 공룡들을 되살려 박물관을 지어 놓고/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고 읊는데서 이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시인은 다른 바람이 있다기보다는 하나의 바람이 되고 싶어한다. 보릿고개에서 만난 바람에는 어머니가 향취가 느껴져서다.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바람으로 가서’ 일부)에서 시적 자아는 도회지에 머물고 있지만, 바람으로 가서라도 어머니를 만나고픈 시인 자신의 정서가 강하게 읽혀진다.

이근배 시인은 해설을 통해 “일찍이 경제학도로 공직에서 언론인, 기업인으로 한 시대를 거닐며 남다른 사업으로 일가를 이룬 시인이 미수를 맞아 자신을 찾는 시간 여행, 그 모천회귀는 참으로 아름답고 고귀하다”면서 “땅끝마을에 태를 묻은 시인이 한 권 사화집으로, 그의 시집에 투영된 귀거래사야말로 해남의 자연과 역사, 문화, 인물, 삶을 속속들이 파고들어 특유의 사설과 가락을 장강으로 풀어내는 대서사시”라고 평했다.

이번 시집은 ‘해남’과 ‘사랑이 오는 시간’, ‘녹우당을 새기다’, ‘명량대첩비 앞에서’ 등 4부로 구성됐으며 분주한 생활 틈틈이 창작한 시 81편이 실렸다.

표지의 표제는 송곡 이명희씨가, 표지화는 원로 황영성 서양화가(전 조선대 교수)가 맡았다.

출판기념회는 시인의 아내 첫 수필집 ‘계수나무 아래에서’와 함께 17일 오후 3시 광주 서구 소재 라페스타 2층 연회장에서 열린다. 출판기념회에서는 소프라노 김선희·김미옥씨가 무대에 올라 시인의 시 ‘무등산’(김성훈 작곡)과 ‘가슴에 숲을 품으며’(김진우 작곡)를, 낭송가 전경희씨가 박복례 수필가의 수필 ‘눈 덮인 월출산’을 각각 들려준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이용섭 광주시장을 비롯해 이근배 시인(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이향아 시인(호남대 명예교수)이 축사를 맡고, 백수인 시인(조선대 명예교수)이 그의 작품세계를 조명할 예정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 광주국제문화교류협의회
  • 대표 : 조상열
  • 광주광역시 동구 천변우로 329-5(고운하이츠, 2층)
  • Tel. 062-461-1500(대표번호) | Fax. 062-674-6560
  • E-mail : gcce21@naver.com
Copyright © HCC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