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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무등산의 화가’…시대정신 담은 작품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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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4-02-0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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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민중항쟁 때 시민군으로 활동한 전력으로 고초를 겪어야 했던 전남 영암 출생 고 이강하 화가(1953~2008)의 대표작 중 일부 훼손된 작품들이 완벽 복원돼 관람객들에 선보이는 자리가 마련된다.

광주시 남구 이강하미술관은 올 첫 신년 소장작품 전시를 ‘이강하의 응시(凝視), 1984-2024’라는 타이틀로 지난 1월26일 개막, 오는 3월10일까지 진행한다. 이강하 화가의 작품을 시대별 주제와 흐름에 맞춰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보존지원사업 결과보고전의 하나로 지속적인 지역 작고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 연구를 통한 ‘과거-현재-미래의 시대와 세대’를 예술로 연결하는 동시에 작품 관리보존의 중요성을 담고 있다.

‘무등산의 화가’로 알려진 고인의 1980년대 ‘맥-아(脈-我)’ 및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 한국관 특별전시에 처음 선보였던 대작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 등 시대별 대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맥-아’(脈-我, 1984년 작)는 오랜 세월의 풍파 속에 손상되는 등 원작이 많이 훼손돼 있었지만 국내 회화 작품 보존·수복팀 전문 기술을 보유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들이 1년여 복원 작업 끝에 다시 선보일 수 있었다. 보통 작품의 복원은 몇 개월이면 가능한데 이 작가의 작품은 오랜 시일이 소요될 만큼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맥-아’(脈-我)는 근현대미술사적 가치와 작가 및 작품 이력을 중점으로 조명하는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보존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원작 복원의 길이 열려 이번 전시에 관람객들에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지역에서는 흔치 않게 복원 전후를 대조해볼 수 있어 미술품 복원이 얼마만큼 중요한지 깨쳐볼 수 있는 기회다.

때맞춰 복원에 참여했던 국현 학예사 3∼4명이 내주 중 전시 구성 등을 살피고 점검하기 위해 방문하기로 해 의미를 더한다.

또 이번 전시는 이강하 화가의 1986년 대법원 유죄 판결문으로부터 2023년 광주고등법원 무죄 판결문에 이르기까지 아카이브로 꾸며 관람객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판결문은 이강하 화가의 고난에 찬 삶의 자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참여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지명수배자로 2년 여간 전국의 사찰을 돌며 은둔생활하는 등 수배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했고, 1년여의 수감생활을 감내해야 했다. 오랜 세월 그는 소요, 특수강도, 포고령위반, 총포 화약류 단속법 위반 등 6개항의 죄목으로 인해 일상이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사후가 돼서야 법적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얻은 셈이다. 유가족의 숙원 끝에 2023년 12월5일 광주고등법원으로부터 43년 만에 최종 무죄 판결을 받게 된 사연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 중 일부 역시 그의 회화 대표적 특징인 문에 치는 발이 등장한다. ‘맥-아’(脈-我)는 물론이고 ‘무제-자아’, ‘맥’, ‘맥-금강역사상’ 등이 대표작으로 발 안에 그림이 가리워져 있는 형식이어서 그의 회화는 보고 베끼는 것도, 복원하는 것도 어렵다는 지적이 대세를 이룬다.

이와함께 가로 12m70㎝×세로 2m에 달하는 대작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1995년 작)와 ‘무등산의 봄’(2007년 작)은 무등산에 관한 작품들이다.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는 출품작 가장 큰 작품이며, ‘무등산의 봄’은 별세 1년 전에 작업한 것이다.

이강하 화가는 조선대 미술교육과와 동 대학원 순수미술학과를 졸업, 1980년 미술대학에 입학한 후 계엄군에게 구타당하는 학생을 목격하고 시민군에 동참했다. 2년간의 수배생활과 1년여의 투옥생활을 했다. 그의 회화가 불교적 색채를 농후하게 띄는 데는 수배생활 때 영암 도갑사 등 전국 사찰을 유랑하며 보낸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1980년대 샤머니즘 사상이 깃든 ‘맥’(脈) 연작과 남도의 정경이 담긴 ‘영산강 사람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무등산과 비단길 위의 누드가 상징적인 ‘무등산’ 연작 등 독자적인 작품으로 개인전 11회 및 단체전 100여회 그리고 화집 8권을 발간하며 왕성한 작업 활동을 하다 생을 마감했다. 그의 작품은 광주시 남구 이강하미술관의 문화유산으로 기증돼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과 방문객들에게 시대를 넘나드는 예술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무등산과 영산강 주변의 역사적 한과 통일을 향한 염원을 사실주의적인 방식으로 화폭에 담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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