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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문학 속 폭력은 그 반대에 서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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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6회 작성일 23-11-1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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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건에 관한 글을 쓴다는 것은 폭력의 반대에 서는 것이자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입니다”

한국 작가로는 처음 프랑스 메디치외국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은 15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회 세계한글작가대회’의 특별강연에서 이처럼 밝혔다.

김홍신 작가의 강연에 이어 ‘시와 단편 소설 그리고 장편 소설을 함께 쓴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한 작가는 이 자리에서 폭력의 역사를 경험한 이들의 고통에 주목한 것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역사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수많은 폭력이 담겨 있다. 문학 속에 그려진 폭력적인 장면은 그 반대편에 서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에 이어 제주4·3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집필하기 위해 광주5·18과 제주4·3역사 관련 사료를 읽고, 피해자들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아울러 스물세 살에 시와 단편소설을 처음 발표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는 그는 20여년간 일상과 글쓰기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나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들려줬다. 시와 단편소설, 그리고 장편소설을 쓸 때 느끼는 차이로는 ‘시간’을 꼽았다. 시는 아주 짧은 시간을 요구하고, 단편소설은 짧게는 일주일에서부터 길게는 20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반면, 장편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랜 기간 붙잡고 있게 되는 시들이 있기는 하지만, 장편소설처럼 날마다 일상과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며 신체를 단련해 가면서 작업해야 하는 노동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곧 출간할 장편소설을 손보거나, 그 사이 떠오른 단편소설을 쓰거나, 다음 장편소설을 위해 메모를 하곤 한다. 가끔 시가 써질 때에는 작업을 멈추고 시를 쓴다”며 “아무 것도 두려워할 필요 없다고 이따금 느낀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해도, 써지지 않는 바로 그 고통으로 인해 생겨난 삶의 균열 속으로 스며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표된 메디치외국문학상의 올해 수상작으로 선정된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국내에서는 지난 2021년 출간됐다. 1958년 제정된 메디치상은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 4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제주 4·3사건과 그 상처를 여성 3명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프랑스에서는 지난 8월 최경란·피에르 비지우의 번역으로 그라세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한편 국제PEN한국본부가 주최하고 광주지역위원회가 진행하는 ‘제9회 세계한글작가대회’는 지난 14일 개막, 오는 17일까지 광주김대중센터와 광주문학관, 전남대 민주마루광주에서 펼쳐진다. 16일에는 전남대 민주마루에서 특별 문학강연 및 토론, 주제발표 ‘AI와 문학산업’·‘한국문학과 청년’이 진행되고 폐회식이 열릴 예정이다. 17일에는 광주문학관과 용아 박용철 생가 등을 둘러보는 ‘광주문학역사기행’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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