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과 진혼’ 광주정신 품은 국악레퀴엠 > 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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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창단해 30여년간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선보여온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이 새 상임지휘자 취임을 기념하며 광주정신과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담은 대규모 연주회를 연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의 박승희 상임지휘자 취임연주회 ‘평화를 향한 역동과 진혼’이 오는 25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광주의 민주·평화 정신을 오롯이 담아낼 이번 공연은 국악과 현대음악을 아우르는 새로운 시도에 160여명의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역대급 규모로 진행된다.

연주회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과 단체들의 협업으로 열린다. 지역에서 클래식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광주시립교향악단, 광주를 대표하는 광주시립합창단과 함께 대구의 오페라 전문 합창단 메트로폴리탄오페라콰이어가 협연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예능보유자인 윤진철 명인, 국내 대표 소리꾼 박애리를 비롯해 가곡 악장에 김병오 명인, 해금에 노은아 서울대 교수, 첼로에 최승욱 광주시향 수석단원 등 화려한 출연진이 무대를 빛낼 예정이다.

탄탄한 연출진은 인상적인 미디어아트와 화려한 조명 연출을 더해 웅장하면서도 깊이 있는 무대를 꾸민다.

연주회의 첫번째 순서는 국악과 현대음악은 물론 발레와 뮤지컬을 넘나들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황호준 작곡가의 관현악 합주곡 ‘광야의 아리랑’이다. 타악기와 현악기의 두터운 리듬의 질감이 말을 타고 광야를 누비던, 웅대하고도 장엄했던 이 땅의 전설을 떠올리게 한다.

두번째로는 아름답고 풍성한 음색의 첼로를 필두로 개성 넘치는 국악관현악의 음색을 뽐내는 이정면 작곡가의 ‘희문’을 들려주고, 이어 박승희 지휘자가 공주시 충남연정국악단 재임 시절 위촉 작곡한 곡으로 해상 왕국 백제의 이야기를 담아낸 ‘역동의 강’을 연주한다.

네번째로는 이지수 영화 음악 감독이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해 만든 ‘아리랑 랩소디’를 선보인다. 한국 민요 아리랑을 바탕으로 작곡한 오케스트라 원곡을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해 국악의 전통적 리듬과 서양 악기 풍부한 화성의 아름다운 조화가 돋보이는 곡이다.

다섯번째 무대는 이경섭 작곡가의 ‘추상’이다. 해금 연주자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요구되는 이 작품은 격정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노래하듯이 연주해야 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담아낸다.

공연의 대미는 합창과 진도씻김굿, 국악관현악을 위한 ‘진혼’이 장식한다. 무속음악 ‘진도씻김굿’을 모티브로 한 국악레퀴엠으로, 라틴어로 된 가톨릭 미사의 합창 가사와 진도씻김굿 길닦음 중 ‘애소리’, ‘하적소리’, ‘재화’ 등을 차용해 종교를 넘어선,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곡이다. 광주의 민주 평화 정신을 기리고, 희생한 영령들에게 바치는 이번 연주회의 하이라이트다.

박승희 상임지휘자는 지난 4월 선임됐으며 광주예고와 서울대 국악과 졸업 후 국립국악원의 정악단과 창작악단에서 단원과 수석단원을 지냈다.

이후 전남도립국악단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사)오케스트라 아리랑의 단장 겸 상임지휘자, 공주시충남연정국악단 예술감독으로 재직하며 탁월한 지휘 실력과 음악적 역량을 검증받았다.

박승희 상임지휘자는 “광주 시민들과 첫인사를 하게 될 공연인 만큼 단원들 모두가 땀방울을 흘리며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보다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고도의 연습과 정교한 교정 작업을 거치고 있다. 시민들의 많은 기대와 성원을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은 8세 이상 관람가능하며 광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 또는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입장료는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문의 062-415-5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