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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잊혀진 지역 문학 ‘아카이브 구축 작업’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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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4회 작성일 23-06-1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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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돼 있는 예술매체들이 매스미디어의 부각으로 인해 점차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종이와 가장 밀접한 장르는 문학으로 꼽힌다. 문학 중 계간지는 위세가 축소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문학 매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고, 현시대 문학 매체 중 여전히 건재한다. 물론 문명이 고도화되기 전보다는 위세가 약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문예지 발간은 출판사의 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어려운 출판 환경 속에서 끊어지지 않은 채 펴내고 있는 지역 간판 문예지 여름호 내용을 여건이 되는 대로 다룰까 한다. 계간 문예지 ‘시와사람’ 여름호에서는 사라져가는 학생문학 자료와 관련 인사들을 집중조명하는 기록작업을 통한 아카이브 구축 작업이 눈에 띄었다.

올해 창간 28년째를 맞은 ‘시와사람’(대표 겸 발행인 강경호·통권 108호)은 ‘전남·광주 지역문학의 은싸라기 금싸라기’ 세번째 순서를 다루고 있다.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지역 문학의 아카이브 자료들을 정리한다는데 의미가 있는 작업으로 평가된다. 집필자는 박태일 시인(경남대 명예교수). 이번 통권 108호에서는 목포 지역의 잡지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경인년 전쟁기 목포의 학생 잡지 ‘학생예원’(學生藝苑)을 정리했다.

시인은 부산·대구와 비슷하게 피란 문학을 꽃 피운 다른 곳이 목포와 광주라고 전제한 뒤 전쟁기와 전후기 목포 학생 문학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 전쟁기에 목포상업학교는 ‘청태’를, 목포중은 ‘등대’를, 문태중은 ‘날개’를, 목포공업중은 ‘기건’을, 목포여중은 ‘클로버’를, 목포항도여중은 ‘새싹’을, 목포사범학교는 ‘노작’을 선보였다고 기술하면서 동명중의 ‘새빛’, 서중의 ‘상록’, 광주고의 ‘광고’와 ‘해바라기’, 전남여중의 ‘여명’ 등 광주권 학생잡지도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목포 지역 학생 문예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가운데 이를 하나로 규합하고 결집체로 인식됐던 ‘학생예원’을 본격적으로 기술한다. 학우출판사에서 펴낸 가운데 발행인은 정갑배씨, 편집인은 강범우씨였으며, 정판길씨가 대표로 있던 제일인쇄소에서 인쇄를 했다. 주소는 서울시 중구 입정동 150번지였고, 임시사무소는 목포시 상록동 2가 5번지로 돼 있다. 출판사 등록일은 1951년 9월26일, 펴낸날은 1952년 1월1일이다. 학우출판사는 학생잡지를 펴내기 위해 정갑배씨가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점까지 밝히고 있다.

출판사 주소를 서울에 둔 데는 전시 행정 편의를 위한 까닭이었다고 한다. 편집인 강범우씨는 수필가로 함남 리원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정갑배씨와 강범우씨의 관계를 비롯해 ‘학생예원’ 창간호에 실린 박봉우(광주고)와 김우정(목포상업교) 등 학생 7명이 언급된다. 또 소청 조희관의 수필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고 있다.

‘학생예원’은 목포의 출판 자본과 교육계, 지식사회를 바탕으로 엮어낸 이채로운 매체이자 전중기 나온 드문 학생 월간지로 당시 학생들의 문학욕구 표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비록 1집으로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피란민 교사 몸으로 그런 잡지를 펴낸 강범우씨의 의욕과 출판인 정갑배씨의 방향 모색은 이채로운 것으로 본다. 전중기 계엄령 아래 엄혹한 세월 속에서 젊은 목포 예술문화의 잠재력과 학생 문예의 역량이 ‘학생예원’ 창간호 속에 녹아들어 있다는 분석이다.

박태일 시인은 “초등학생 대상의 어린이 매체와 달리 중·고생을 위한 학생 잡지는 많았다. 나라잃은 시대부터 꾸준했다. 그들 속살에는 잘 알려진 명망 작가의 습작기 동향 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숱한 작가의 정보가 촘촘하다. 각별히 작가의 지역 연고를 알 수 있을 학교나 출신지 정보는 더 귀하다”면서 “목포의 ‘학생예원’ 또한 지역문학은 물론, 어린이·청소년 문학에 다가서는 자리에서 빠트리지 말고 기억해야 할 매체”라고 밝혔다.

‘전남·광주 지역문학의 은싸라기 금싸라기’ 첫번째 순서에서는 ‘함평의 월북시인 최석두가 남긴 노랫말’(2022 겨울호)을 다뤘고, 두번째 순서에서는 ‘고흥 시인 이장학과 무명의 동백꽃’(2023 봄호)을 다뤘으며, 가을호 네번째 순서에서는 ‘1950년 광주의 학생 동인시집 (별)과 민재식’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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