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군 출신 김근태 화가 창작동화에 실렸다 > 언론보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언론보도

언론보도

board



2023 시민군 출신 김근태 화가 창작동화에 실렸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7회 작성일 23-05-18 10:35

본문

30여 년 동안 지적발달장애인의 천진난만한 순수의 세계에 천착해온 광주 출생 김근태 화가의 삶과 회화정신을 아로새긴 창작동화가 나왔다.

책고래아이들 서른세번째권으로 나온 창작동화 ‘들꽃처럼 별들처럼’(책고래출판사 刊)이 그것으로, 울산 출생 아동문학가로 ‘온양이’, ‘삼거리점방’, ‘잠들지 못하는 뼈’ 등 다수 그림책과 동화책을 펴낸 바 있는 선안나(경기 광주·전 단국대 초빙교수)씨가 집필했다.

주인공으로 그려진 김근태 화가는 이 지역에는 널리 알려진 화가다. 그는 ‘세계장애인의 날’(12.3)을 맞아 미국 뉴욕 UN본부 갤러리에서 ‘2015 세계인류의 꿈-사랑’이라는 주제로 UN본부 초대전시회(2015.11.30∼12.11)를 연 국내 서양화가 최초라는 기록을 세웠다. 당시 그 전시에는 2012년 7월부터 3년 여에 걸쳐 완성한 초대형 대작으로 100호 크기의 캔버스 77개를 이어붙인 총 길이 102.4m에 이르는 ‘들꽃처럼 별들처럼’을 선보여 미술 안팎의 주목을 이끌어냈다.

그가 선택한 작품 명제 ‘들꽃과 별’은 지적 장애인을 의미하지만 그 자신을 상징하는 단어다. 그는 5·18민중항쟁 때 미술대학 2학년생이었고, 항쟁의 현장에서 수많은 주검을 목도해 5·18의 기억들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그가 독하게 작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한동안 나락을 헤맸던 것 역시 5·18의 상처가 너무 깊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5·18 항쟁 지도부와 마지막까지 못했다는 죄책감 역시 그를 짓누르는 이유였고 그 와중에 청력을 상실해 거의 소리를 듣지 못할 정도로 신체 여건은 나빠졌기에 자신을 추스르고 바라봤던 시야 끝에는 지적 장애인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30여 년 동안 지적발달장애인의 천진난만한 순수의 세계에 천착, 그들만을 그림 대상으로 해 구상과 추상을 넘나든 것이다.

이런 화가를 저자는 ‘광주민주화운동’과 ‘장애인’이라는 주제로 나눠 접근했다. 제목 역시 화가가 추구하는 제목을 반영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노마’라는 이름으로 그려진다. 노마는 네 살 때 교통사고로 도저히 살 수 없는 상태였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하지만 오른쪽 눈이 잘 안 보이고, 귀도 잘 들리지 않아 겉만 멀쩡한 상태로 남겨진다.

작가는 노마의 곡절 많았던 유년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조망, 그가 그것을 정면으로 맞서 싸우며 강인한 의지로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그가 품고 있는 세상에 대한 시각이나 철학을 투영해낸다.

어린 나이에 장애인이 된 노마에게 불행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사랑하는 누나가 백혈병 투병 중 세상을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마저 암 투병 끝에 그를 떠난다. 더욱이 어디에도 기댈 데 없던 그가 유일하게 마음을 쏟았던 그림으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준비하던 중 친한 친구인 옥이의 교통사고 사망 등이 얼마만큼 아픈 시간들을 헤쳐나왔는가를 알 수 있다.

오랜 방황 끝에 겨우 마음을 잡고 광주에 있는 미술대학에 진학하지만 그것도 잠시. 1980년 5월18일 계엄군에 맞서 싸운 시민군이 됐고, 그러던 중 친구들의 시신을 목도해야 했다. 친구들 때문에라도 끝까지 투쟁을 하고 싶었으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제발 죽지 말라’는 마지막 부탁을 듣고서 도청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 일을 스스로 동료들을 배신한 것으로 생각해 평생 죄인으로 살게 되면서 괴로운 상황에 빠져들고 만다.

다행스럽게 그의 곁에는 교사 출신 아내 순이가 있었다. 순이는 죽음의 고통에 시름하던 노마를 살려냈고, 다시 그림을 그리게 한 계기를 만들어줬다. 그때부터 김 화가는 지적장애인을 그리면서 전혀 다른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이다. 그후 그에게는 기적 같은 일들이 연거푸 일어난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지적장애인을 그리는 그에게 UN에서 초대장이 날아오고, 수많은 나라에서 전시 요청이 왔기 때문이다. 평화를 상징하는 베를린 장벽에 그의 그림이 걸리고,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100m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노마는 지금도 몸은 불편하지만 ‘들판에 피어 있는 들꽃처럼,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처럼’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그림 그리기에 심혈을 쏟으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것으로 형상화해 보여주고 있다.

저자와 김 화가의 인연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전시(2018.10) 때 통역을 맡았던 파리 거주 김혜영 대표(프랑스 세실협회)로부터 감동받은 내용을 전달받은 후 그를 형상화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김 대표가 하고 싶어했던 오페라가 투자자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서 무산되자 선 작가가 동화로 먼저 형상화하게 됐다.

저자는 자신의 이번 동화가 어떠한 씨앗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다. 저자는 “그분의 생애를 보면서 도저히 현실적으로 이런 분이 있나 할 정도였다. 전기동화처럼 이분을 기리기 위해서 쓴 것은 아니다. 이분은 우리 사회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고, 그만큼 장애인들의 인권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점에서 굉장히 귀한 분으로 생각한다. 이분의 작업들을 조금 생각해 보는 동시에 출간을 계기로 선한 일들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면서 “조금 무겁고 아픈 이야기지만 아이들이 읽는데 있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 광주국제문화교류협의회
  • 대표 : 조상열
  • 광주광역시 동구 천변우로 329-5(고운하이츠, 2층)
  • Tel. 062-461-1500(대표번호) | Fax. 062-674-6560
  • E-mail : gcce21@naver.com
Copyright © HCC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