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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사진은 삶 그 자체"…30년 예술혼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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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8회 작성일 23-05-0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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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사진이 무엇이냐고 묻자 한참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그후 조용한 침묵이 흐르고 생각을 정리한 듯 그는 “삶 그 자체”라고 답을 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거의 사진에 빠져 지내왔다. 사진에 빠져 있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사진 속에 청춘을 보냈다. 대학시절 배병우, 육명심 교수 밑에서 사진작가의 꿈을 키웠다. 이 두분이 그의 스승들이다. 스승들이 힘을 써서 그를 보낸 곳이 오사카였다. 오사카예술대학 3학년에 편입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순전히 두 스승의 노고 덕분이었다. 그는 줄곧 사진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예순 너머의 시간에 진입했다. 순천대 사진예술학과에 적을 두고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는 이주한 교수(62)가 그다.

이 교수는 경남 창원 창신대 교수로 잠깐 재직한 뒤 2002년부터 줄곧 순천대에서 사진을 가르쳐왔다. 13일 오전 전시장에 만난 그는 사진과 관련해 사진의 기초들을 가장 상세하게 설명을 해줘 몰랐던 것을 일깨우는데는 큰 도움이 됐다. 컬러 슬라이드 등에서부터 C-Type 프린트 또는 시바크롬(Cibachrome) 프린트 등 다양한 프린트 방식 말이다. 여기다 지금은 단종된 ILFORD 컬러페이퍼로 인화한 작품까지 다채로운 사진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전시장 입구에서 만난 ‘남향’이나 ‘The Rock’(시바크롬 프린트) 등 최근 사진들로만 전시를 구성했다면 접할 수 없었을테지만 그의 초창기 혹은 유학시절 일본과 미국에서의 사진 족적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30년 사진 인생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작품들마다 명제에 프린트 방식을 새겨 놓았다. 사진작가들 아니면 알기 힘들지만 프린트 방식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풍경 이미지가 어떤 인화지로 프린트됐는지를 알 수 있고, 다양한 인화지의 세계를 이해하면서 그 가치를 직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남도의 자연과 삶의 풍경을 위시로 12년 3000여 일을 숨 쉬듯 매일처럼 아침 무등산 모습을 사진에 담아내고 있는 중이다. 사진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하기가 어려운 작업이다.

이런 그가 지난 5일 개막, 오는 7월23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사진전시관에서 초대전을 ‘인스케이프’(Inscape)라는 타이틀로 열고 있다. 광주에서는 2013년 광주신세계갤러리 전시 이후 10년 만에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 이후 활발하게 ‘뉴 컬러’ 사진으로 남도 일대의 풍경을 담아온 작가의 사진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다.

이주한 작가는 서울예대 사진학과를 졸업, 오사카예술대학교와 NYU예술대학원에서 사진과 미디어를 전공했다. 대학시절부터 ‘컬러 사진’에 관심을 가져온 작가는 컬러 사진을 통해 자연의 대상이 지닌 색을 주관적으로 변주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작업의 기법이 컬러라면, 작업적 대상은 풍경이다. 작가는 늘 풍경 속에서 무언가를 찾고자 한다. 그의 초기 작업은 피사체가 주는 영감과 자신만의 색에 대해 탐구를 했다면, 후기 작업은 ‘보다’라는 본질적인 개념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초기 필름작업부터 최근의 영상 미디어 작업까지의 작품들과 암실처럼 전시실을 분할해 꾸몄다. 여러 차례 실패한 끝에 실제 달이 떠서 지는 과정을 실사로 한쪽 벽면에 구현해냈다.

전시는 작가가 오랜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뒤 남도 일대를 돌아다니며 우사(축사)를 담았던 ‘남가풍경’(南家風景), 광주에 정착한 후 2011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오랜 기간 같은 장소와 시점으로 무등산을 촬영한 ‘무등산’(無等山) 연작, 기존 풍경 사진의 관념을 깨뜨리면서 독창적으로 작업해 온 ‘월광산수’(月光山水) 등 세 섹션으로 구성됐다.

작품 ‘무등산’에는 작가의 다양한 시각에서 재해석한 풍경이 마치 무등산이 아닌 듯 착각에 빠질만큼 깊이있는 사진의 세계를 펼쳐보이고 있으며, C-Type 프린트의 작품 ‘남가풍경’(南家風景)은 다양한 지역의 창고를 여러 각도에서 담아내고 있는데 순천연색같은 지붕이나 벽면의 색감이 도드라져 더 아름답게 다가온다. 여기다 ‘월광산수’는 그의 흑백 작품 중 진수다. 제주시 삼양해변의 물결을 카메라 앵글로 담아내 흑백 화면을 구축해낸 것으로, 마치 산 능선으로 착각에 빠질 만큼 정교하다. 오히려 물결의 흔적이 무등산 능선을 닮아 있어 고의로 선을 맞춘듯한 착각에 빠진다.

전시에는 지난 30여 년 동안 ‘컬러 풍경 사진’이라는 예술형식 속 작업의 소재와 사진의 기술적·방법론적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거듭해온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188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영상 속 작품을 제외하면 벽면에 걸린 작품은 33점이다.

개막식은 14일 오후 3시 광주시립미술관 사진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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