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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환경·팬데믹·차별…'동시대 문제' 작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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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0회 작성일 23-05-0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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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일반에 선을 보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주 전시 외에 5곳의 외부 전시, 9곳의 파빌리온 프로젝트(국가관) 전시로 꾸며진다. 5일 프레오픈 후 5개 주전시관을 둘러본 소감은 비엔날레하면 난해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는 데 반해 이번 전시에서는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는 웬만한 국내외 문제나 이슈, 그리고 지속적 지구의 문제들인 환경, 전쟁, 인종차별, 인권탄압, 이주의 삶, 남녀 차별 문제, 팬데믹 등에 관심을 가진 관람객들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들이 세팅됐다.

애초 이숙경 감독이 언급해왔듯 동선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약속을 했을 뿐 아니라 개막 때 쯤 보여드리겠다고 단언했던 점이 그대로 실행돼 역대 비엔날레 때의 동선을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비엔날레 광장에서 기존 카페와 기념품 매장 공간이 입구 역할을 수행했다. 기존 대회에서는 1전시장을 통해 출입하다보니 사무동인 제문헌 앞에 펼쳐진 광장의 출입구를 통하지 않고 계단을 가로지르거나 주차장에서 차로 이동해 1갤러리 입구로 이동해야 해서 다소 불편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광장에서 출입해 광장으로 다시 나오는 구조로 동선을 새롭게 구성했다. 따라서 전시공간은 기존 제5전시장이 1전시장이 되고, 제1전시장이 5전시장으로 바뀌었다. 5전시장에서는 바깥으로 출입할 수 없어 처음 출입했던 공간으로 이동해 퇴실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제1전시장은 단행본의 서문 같은 역할을 유도해 처음부터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들어서며’라는 안내글이 벽에 부착돼 있었다. 안내글에는 이번 비엔날레가 ‘전환과 회복의 가능성을 가진 물을 은유이자 원동력, 또는 방법론으로 삼고 이를 통해 지구를 저항, 공존, 연대와 돌봄의 장소로 상상해본다’(중후략)고 적혀있었다. 글을 읽은 뒤 1전시실 안으로 들어서자 조도를 극히 낮춘 실내가 나왔고, 이곳에는 2021년 스탠다드 은행 청년작가상 조형예술상을 수상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출신 불레베즈웨 시와니의 ‘영혼강림’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영혼강림’은 영상 설치 작업으로 산자와 죽은자 사이에 존재하는 영적 치유자 상고마를 떠올리게 했으며 물이나 동굴, 평야, 산, 숲에 깃든 영들을 상상하는 구도로 구상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2전시장은 지역을 포함해 국내 작가들의 비중이 높게 배치됐다. ‘은은한 광륜’이 주제인 이 전시장에는 배치된 작품의 서사가 하나같이 차이를 존중하며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과 개별성 안에 내재하는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도가 담긴 국내외 작품들이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특히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팡록 슬랍의 ‘광주 꽃 피우다’는 광주출신의 목판화 작가들과 5·18민중항쟁을 기록하고 기념하는데 중추적 작품들을 살펴보고 예술적 실천에 대한 유의미한 질문을 던졌다. 암막 커튼에 그날의 함성과 저항이 새겨져 내걸렸다. ‘술랍’은 보르네오섬 사비주의 농부들이 사용하는 오두막을 뜻하고 ‘팡록’은 펑크록의 현지 발음이라는 사실이 이채로웠다. 유지원이나 강연균 오윤 엄정순 등의 국내 작가 작품이 눈에 띄었다. 알리자 니센바움의 ‘언젠가 봄날에’는 놀이패 신명과 협업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5·18민중항쟁 당시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그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 가족을 잃은 슬픔과 일상회복을 돕기 위한 취지로 작업이 됐다고 한다.

타스나이 세타세리의 ‘거품탑’은 승려 의복에 물감을 칠하는가 하면 종이를 자르는 등 콜라주를 통해 전근대와 근대를 특정하게 혼합하고 있었고, 엄정순의 작품 ‘코 없는 코끼리’는 조형물을 만져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에서 참여형 작품의 하나다. 작품 ‘페니아’ 등을 출품한 마우고자르타 미르가-타스가 2022년 로마 작가 최초이자 베니스비엔날레 폴란드파빌리온을 대표하는 작가로 등극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몰입감이 더해졌다.

이외에도 사운드아트를 하는 농인인 크리스틴 선 킴의 ‘모든 삶의 기표’ 등도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으며, 김순기의 4채널 영상 설치 작업 ‘광주, 詩’는 전남여고 학생들과 함께 제작해 팡록 슬랍의 ‘광주 꽃 피우다’처럼 협업이 빛나 보였다.

‘조상의 목소리’를 내세운 제3전시장의 노에 마르티네의 ‘송이 3’은 열 한개의 도예 조각으로 이뤄진 설치작품으로 작가에 의해 퍼포먼스가 펼쳐져 이날 프레오픈에 참가한 사람들이 가장 오래 머문 작품 중 하나가 됐다. 차이쟈웨이의 ‘나선형 향 만트라-반야심경’은 불교경전인 반야심경의 구절들이 각인돼 향을 피우는 순간 재와 연기로 화할 수 있다는 불교의 공(空)사상을 상기시켰다. 여기다 아이누 예술가이자 음악가인 마윤키키의 ‘경계’도 놓쳐서는 안되는 작품이다.

‘일시적 주관’을 주제로 한 제4전시실에서는 애도와 비탄의 감정을 환기하는 아서 자파의 영상 작품 ‘LOML’ 등이, ‘행성의 시간들’을 내세운 제5전시장에서는 명상적 공간을 구현한 김민정 작가의 ‘타임리스’ 등이 주목됐다.

전시 공간 곳곳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간이의자들이 역대 전시 때보다 많이 설치돼 관람객들이 쉬면서 작품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앞서 열린 프레오픈에서는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개막식 참여 여부에 대해 뜨거운 관심이 표명됐다. 이에 대해 박양우 대표는 질문에 대해 긍부정도 피한 채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박 대표이사는 “작품을 전시하는 만큼 전시에 더 관심을 갖기 바란다. 김건희 여사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개막식에 참여하든, 안하든, 어쨌든 전시에는 한번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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