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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18항쟁의 고장서 전시…각별하고 영광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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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8회 작성일 23-04-2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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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5주년을 맞은 제주4·3항쟁과 5·18광주민중항쟁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연동돼 있지 않나요. 5·18이 일어난 땅에서 전시하는 것이어서 각별하고 영광스럽죠. 4·3항쟁이 5·18항쟁보다 30여 년 앞서서 일어났지만 투쟁적으로 보면 4·3이 형(兄)격입니다. 4·3은 앞세대에게는 금기로 갇혀 있던 것이었죠. 하지만 진상규명을 위해 다시 투쟁에 나서게 된 것은 5·18항쟁의 진상규명 노력이 앞서서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는 30일 개막해 오는 6월18일까지 5·18광주민중항쟁 43주년 기간과 ‘2023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전시기간(4.7∼7.9) 동안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제3, 4전시관에서 광주시립미술관(관장 김준기) 주최로 열리는 박경훈 작가(62·제주)의 개인전 전시현장에서 30일 마련된 간담회를 통해 작가가 밝힌 소감이다.

제주를 제외한 내륙 공립미술관 사상 4·3항쟁이라는 주제 아래 본격적으로 열리는 전시로는 처음인 이번 전시는 ‘4·3 기억투쟁, 새김과 그림’이라는 타이틀로 198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작업한 작가의 ‘토민3’ 등 목판화를 위시로 한 회화작품 100여 점이 출품돼 열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오월미술관에서 소규모로 진행하려 했으나 점차 전시가 키워져 시립미술관에서 전시가 성사됐다. 전시 게스트 큐레이터는 오월미술관 범현이 관장이 맡았다.

이날 전시 설명에 나선 박경훈 작가는 20여 년 동안 작가로서의 정체성 보다는 바깥 일을 하는 데 주력했다면서 4·3항쟁이 제도적, 법적, 재정적으로 종료된다고 해도 4·3항쟁의 진정한 정신 가치를 도출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에서는 보상이라는 이름을 빌려 위로금 조로 처리하려는데 이는 치졸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4·3항쟁을 해결하는데 지금 같은 관료적 시각으로는 어렵다고 본다는 입장이다.

“70주년 때 개인적으로 작업을 30년 만인 2018년에 목판화를 한 것으로 목 없는 그림을 했죠. 그것이 ‘두무인명상도’(頭無人冥想圖)인데요. 4·3이 내세운 원칙이 화해와 상생인데 요즘 화해를 당한 사람보고 화해를 하라는 흐름이 있어요.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죠. 심지어 윤상원 열사 같은 분만 해도 5·18항쟁 유공 대상에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극우들이 준동하니까 명패마저 내려놓는 경우까지 일어났잖아요.”

작가는 실질적으로 알갱이 없는 진상규명으로 인해 4·3항쟁이 진행형이 될 수 밖에 없는 시각을 내비쳤다. 4·3항쟁 작업을 계속해나가는 이유다. 4·3항쟁에 대한 기록물은 미군정을 망라한 CIA방첩단이나 군사고문단 등이 의도적으로 은밀하게 삭제하고 은폐시켜 남아있는 자료가 거의 없다는 현실이 박 작가를 4·3항쟁의 형상화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그는 여순항쟁 같은 경우 사진자료가 남아있지만 제주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광주도 도시를 고립시키고 나서 계엄군들이 무차별적으로 시민들 학살을 자행했잖아요. 제주도는 섬인데 어쨌겠어요. 모든 것이 차단되고 고립됐죠. 그 후로도 감시하고 하는 바람에 그 흔한 초상화 하나 안 남아있는 것이 4·3항쟁의 실정입니다. 모두 사라져 버렸죠. 삭제된 것들을 기억으로 복원한다는 취지에서 전시 타이틀을 ‘기억 투쟁’으로 한 것입니다.”

4·3과 5·18항쟁 모두 국가폭력이 자행한 비극으로 현시대 국가폭력을 상기하기 위해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박 작가가 기억의 복원에 대해 예술적 실천과 활동을 통해 4·3항쟁을 복원해보자는 뜻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2024년에는 5·18항쟁 관련 전시가 제주에서 열릴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새김’과 ‘그림’ 섹션으로 나눠 열리는 이번 ‘4·3 기억투쟁, 새김과 그림’전은 70여 점이 출품된 ‘새김’ 섹션에는 제주도민의 저항의 기록과 목판화를 중심으로 1980년 중반부터 현재까지 작품을 선보이고, 30여 점이 출품된 ‘그림’ 섹션에는 콜라주와 디지털 제작 방식을 활용하는 등 동시대의 변화에 따른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최근작이 포함돼 출품됐다. 전시 중간 중간에는 이산하 시인의 시집 ‘한라산’ 중 ‘서시’와 ‘대참회극’ 등의 시가 부착돼 전시의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4·3항쟁 70주년 당시 가수 이효리가 낭송했던 시 작품이다.

개막식은 4월7일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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