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깊어가는 가을 광주에서 풍성한 문화예술 행사와 축제가 잇따라 열려 풍요로움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립예술단이 11월 한 달간 다양한 레퍼토리의 정기 및 기획공연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푸치니의 3대 명작으로 손꼽히는 ‘토스카’부터 국악 명장과 신진 공연 예술인들이 함께 꾸미는 명품 국악, 교향악단이 들려주는 바그너의 걸작 오페라 연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먼저 광주시립오페라단의 제14회 정기공연 콘체르탄테 ‘토스카’가 오는 11월1일과 2일 오후 7시30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2에서 열린다.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토스카’는 단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가수 토스카와 그의 연인인 화가 카바라도시, 토스카를 차지하려는 경시총감 스카르피아 사이에 일어난 비극을 탄탄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밀도 있고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 아름다운 음악으로 ‘라 보엠’,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명작 오페라로 불린다.
콘체르탄테는 본래 무대장치나 의상을 갖추지 않고 연주회 형식으로 올려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시립오페라단은 섬세한 음악적 아름다움을 강조할 뿐 아니라 무대·연출·의상 등 연극적 요소를 축소하지 않은 특별한 콘체르탄테와 콘서트 오페라 시리즈를 선보여왔다.
원작을 충실하게 축약해 90분 동안 펼치는 이번 공연은 오페라의 음악적 아름다움을 살리고 작품의 이해를 돕는 여러가지 예술적 장치들을 곳곳에 배치,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오페라의 감동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무대로 호평 받는 연출가 김지영이 예술감독과 연출을 맡았으며, 오페라 지휘의 권위자로 불리는 최승한 연세대 명예교수가 클랑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 예정이다.
토스카 역 소프라노 김선희 김라희, 카바라도시 역 이다윗 박기천, 스카르피아 역 바리톤 김성국 양준모 등 국내 대표 성악가들을 비롯해 광주시립합창단, 광주CBS어린이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선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은 기획공연 마스터 시리즈Ⅰ ‘하트 오브 스톰’을 2일 오후 7시30분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선보인다.
첫 순서는 성화정 작곡자의 관현악합주곡 ‘리진, 덕수궁으로 돌아온 나비의 춤’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2021 ‘첫선음악회 Ⅲ’ 작품 공모 선정작인 이 작품은 조선 고종 때 궁중 무희였던 리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창작곡이다.
이어질 순서는 박범훈 작곡가의 아쟁협주곡 ‘김일구류 아쟁산조’다. 아쟁이 독주용 악기로 주목받기 시작하던 초창기 곡으로, 아쟁 특유의 애절하면서도 화려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아쟁은 서영호 명인, 장구는 박시양 명고가 연주를 들려준다.
이밖에 태평소를 길게 개량해 풍부한 음색과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장새납 협주곡’, 재일 동포들의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통일의 염원을 담은 ‘열풍’, 영화음악으로도 널리 알려진 ‘Children of Sanchez’를 국악기로 편곡한 ‘산체스의 아이들’을 이영훈 한국개량악기협회장의 연주로 만나볼 수 있다.
또 몽골의 전통 민요를 바탕으로 한 마림바협주곡 ‘바람의 노래’, 판소리 주소연 명창과 박시양 고수가 선사하는 판소리 ‘춘향가’ 중 ‘어사출두’대목에 이어 모듬북협주곡 ‘Heart of Storm’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광주시립합창단의 제193회 정기연주회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비상’은 9일과 10일 오후 7시30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날 공연은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 내면의 절박한 호소를 담아낸 아름답고 웅장한 곡들로 엄선해 꾸며진다. 주세페 베르디의 ‘레퀴엠’을 시작으로 빅토리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레 미제라블’에 등장하는 곡 ‘I Dreamed A Dream’, ‘Master of The House’, ‘Stars’ 등을 노래한다.
특히 이번 연주는 시립합창단원들이 직접 장발장, 자벨, 판틴, 코제트 등 배역을 맡아 대사와 함께 뮤지컬 곡들을 들려줄 예정으로 단원들의 다채로운 매력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유순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연출은 오페라·창작극·콘서트·무용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기민정이 맡는다. 연주는 오케스트라 카메라타전남이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광주시립교향악단은 11일 오후 5시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제378회 정기연주회 ‘Wagner: Brahms’를 준비한다.
이날 공연은 화려함과 활력으로 가득한 바그너의 ‘로엔그린’ 3막 전주곡으로 막을 연다. 이어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통받는 엘자가 자신을 구원해 줄 기사 로엔그린을 기다리는 심경을 토로하며 부르는 ‘홀로 괴로운 날들을 보내며(엘자의 꿈)’을 소프라노 서선영 협연으로 연주한다.
이어질 순서는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 중 ‘노래의 전당’이다. ‘탄호이저’는 기사 탄호이저가 중세의 금욕적인 사랑에 만족하지 못하고 사랑의 여신 비너스와 사랑에 빠졌다가 연인 엘리자베트의 간절한 기도로 죽음과 함께 구원을 얻는 이야기다. ‘노래의 전당’은 탄호이저의 귀환을 알게 된 엘리자베트의 설레고 벅찬 심경을 표현하는 드라마틱한 아리아다.
1부 끝으로는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비극적인 운명의 현실을 암시하는 ‘전주곡’과 이졸데가 트리스탄의 주검을 앞에 두고 홀로 부르는 노래 ‘사랑의 죽음’이 연주된다.
2부에서는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을 선사한다.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슬픔이 느껴지는 1악장으로 시작해 중세와 장송곡의 분위기를 전하는 2악장, 트라이앵글이 인상적인 3악장을 거쳐 샤콘느풍의 주제 선율을 변주하며 비장함을 전하는 4악장으로 마무리된다.
입장료는 공연마다 상이하며 자세한 정보 확인 및 예매는 광주예당 홈페이지 또는 티켓링크에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