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천주교광주대교구 ‘제5회 비움나눔페스티벌’
13일까지 브레디관·헨리관 일대서 미술·음악 등 선봬
기숙사 방·화장실 전시공간화 눈길…플리마켓 진행도
현존하는 건축물 중 광주 최고의 하나로 꼽히는 쌍촌동 소재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천주교광주대교구청)은 국가등록문화재인 본관(제681-2호), 브레디관(제681-1호), 헨리관(제681-3호), 식당동(제681-4호) 등이 소재해 귀중한 건축문화유산의 보고로 통한다. 이중 브레디관은 1961년 대건신학교 기숙사로 지은 건물로, 신축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이미 이곳에서 영화 ‘화려한 휴가’나 ‘검은 사제들’ 등의 영화가 촬영된 바 있다. 아일랜드 공법으로 현재로 국내에 남아있지 않는 공법으로 지어진 건축물로 보존 가치가 대단히 높다. 한때 시민들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다므기전이나 현재의 비움나눔페스티벌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전시나 공연 등 관람 뿐만 아니라 소중한 건축문화유산을 엿볼 수 있는 기회로 손색이 없다. 이 유서깊은 공간에서 비움나눔페스티벌이 마련됐다.
2017년 시작된 이후 올해로 다섯번째를 맞은 비움나눔페스티벌은 천주교광주대교구 주최로 김영수 스테파노 신부를 비롯해 소빈 예술감독, 조규주 비움나눔페스티벌 사무총장(가톨릭평생교육원 교학차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2일 낮 본관 1층 회의실에서 설명회가 열렸다.
소빈 예술감독 등은 어떤 주제로 페스티벌을 진행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면서 더더욱 희망이 필요한 시대에 잊어버린 것들이 그립고 하기 때문에 그 지향점을 잡는데 의견을 모아 타이틀을 ‘그리운 것들-행복을 이루는 여정’으로 정했다고 한다.
타이틀을 뒷받침할만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구성됐다. 제2회 비움나눔 성가대회(10.3∼23)를 비롯해 제5회 어린이그리기·만들기대회(10.15)에 이어 미술전시 및 가톨릭사진가회 초대전으로 마련된 김양회 요한 보스코 신부 작품전(10.31∼11.13) 등이 그것이다.
메인 행사의 하나인 미술전시에는 스위스와 중국 일본 등 해외와 박상화 박성휘 박정일 이다애 이정록 채경남 최순임씨 등 국내 작가들이 고르게 선정돼 총 35명이 출품한 가운데 브레디관과 본관 지하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이들 작품은 브레디관 기숙사로 쓰이던 공간이어서 방마다 작가 1명씩의 작품이 꾸며져 선보이고 있다. 방은 34개이며, 본관 지하공간에는 작품 3점이 설치됐다.
출품작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접근한 경우가 많아 관람하는 재미가 더해졌다.
앞서 언급했듯 오인호 작가는 현재 사용 중인 화장실을 전시공간으로 꾸며 눈길을 끌고 있다. 작가의 변이라는 타이틀로 해 소변기와 좌변기에 일일이 작품을 설치해 선보이고 있으며, 실제 화장실 한쪽 구석에 자리를 마련해 그곳에서 작품 제작 모습을 선보였다. ‘작가의 변’이라는 명패에 변 모양을 가로 안에 표시해 중의적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또 작품을 깨뜨리는 것까지를 작품의 범주에 포함한 고재희 작가는 달 항아리 100개를 바닥에 설치, 작가와의 대화 때 관람객들과 함께 깨뜨리는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며, 스위스 작가인 Anne -Lise Studer는 느릅나무나 참나무, 은사시나무의 버려진 나뭇잎이나 씨앗 등 식물을 통해 인간 본연을 탐구하고 있어 이채롭다.
여기다 김덕신 작가는 버려져있는 낚시 미끼나 라이타 등을 가로, 세로 직렬로 배열해 조형성을 구축한 가운데 낚시 미끼로 제작된 소품 24개 중 하나가 벌써 관람객의 선택을 받아 반출돼 그 자리가 비어 있다.
김양회 신부 사진전은 헨리관 갤러리 현에서 ‘바다’를 주제로 15점이 출품된 가운데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김양회 신부는 가톨릭사진가회 지도신부를 역임했을 만큼 사진에 일가견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제5회 어린이그리기·만들기대회 대상은 박주원(장덕초 4) 어린이가 차지해 전시 중에 있다.
이번 페스티벌은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 기간에 참여한다는 의미로 개막식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으며. 우리춤공연 등을 연기했다.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작가와의 대화가 일곱차례에 걸쳐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브레디관 전시장 중앙에서 진행된다. 참여작가로는 Anne -Lise Studer(종이), 김희주(유리공예), 스위스에서 건축 공부를 하고 활동을 펼친 박종진(건축), 고재희(도자기), 최루시아(서예), 장형순(종이)씨 등이다.
특히 12일과 13일에는 아트페어 형식으로 플리마켓이 펼쳐진다. 전 작가와 추천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작품을 직접 구매하는 한편, 후원할 수 있다. 여기서 얻어진 수익금 중 일부는 미얀마와 우크라이나 등을 돕기 위한 기금으로 일부 기부될 계획이다.
나눔콘서트는 5일 오후 5시 대건문화관에서 정태춘 박은옥, 발달 장애 어린이 3명으로 구성돼 서울을 연고로 활동 중인 위너스클라리넷합주단, 인형극단 친구들, 버블드레곤이 무대에 오른다. 버스킹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축소해 이뤄진다. 대신 일반버스킹은 12일과 13일 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된다. 국악버스킹은 애초 8일부터 11일까지 예정했으나 취소됐으며, 우리춤 공연은 12일 오전 10시 대건문화관에서 열린다.
이밖에 한소리합창단의 공연이 12일 오후 2시에, 국악한마당이 12일 오후 2시30분에, 피아트오케스트라 공연이 13일 오후 5시에 각각 대건문화관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