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전 시 명 : 사진소장품전 <풍경- 시>
▪전시기간 : 2021. 9. 14 ~ 2022. 2. 13
▪전시장소 : 광주시립사진전시관
▪전시작품 : 김영태, 박일구, 이재용, 박홍순 등의 사진작품 38점
▪주 최 : 광주시립미술관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식은 개최하지 않습니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은 사진소장품전 '풍경-시'를 사진전시관에서 9월 14일부터 2022년 2월 13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출구 없는 답답함으로 코로나 일상을 사는 시민들에게 시적 정서와 여유를 경험케하기 위한 풍경사진전으로써 작품의 주제와 연결되는 시를 함께 전시한다.
사물의 실체를 정확히 보여주는 매체로 여겨지는 사진이 반전의 매력을 발휘하면서 시적 상상력을 증대시키고, 과학의 산물인 사진을 통해 마음의 안식과 쉼을 얻는 경이로움도 느껴볼 수 있다.
전시공간은 '어긋나다' '마음을 놓다' '시가 되다'의 3개의 섹션으로 나뉘면서 서로 다른 결의 풍경을 펼쳐 보인다. 첫번째 전시공간인 '어긋나다'에서는 사회의 부조리한 현상들을 모순된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이재용의 작품「시선의 기억-강쟁리 정미소」는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뒷전으로 사라지는 상징물로써 정미소를 찍었지만 오히려 화면은 이국적 정취까지 담는 회화처럼 다가온다거나 극심한 수질오염으로 둥둥 떠 있는 부유물을 화면 가득 확대한 문선희의 작품 「879-06」은 마치 아름다운 꽃이 피어난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런가 하면 김영태의 「잃어버린 풍경-숨결」은 오염된 하천에 투영된 도시 풍경을 클로즈업하는데, 정작 인화된 사진은 밤을 밝히는 네온사진으로 인해 컬러풀한 유성의 물감들을 풀어놓은 듯 독특하게 매혹적이다. 이처럼 카메라의 조작은 현재의 풍경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역전시키며, 의도된 간극은 더 큰 심리적 파장을 일으킨다.
두번째 공간 '마음을 놓다'는 관람객의 마음을 저절로 놓게 만든다. 강봉규, 강운, 김숭택, 김자이, 박상호, 이세현, 조현택은 대상과 교감을 통해 내적 충일함을 한층 끌어 오르면서 물아일체의 경지를 시각화한다. 지우고 지우고 지우면서 공에 이르거나 고요 속에서 누군가의 흔적을 더듬게 하고, 직접적으로 실제 풍경을 진솔하게 담아냄으로써 현실적 미감을 전달하기도 한다. 자연과 교감을 통한 정서적 충만감은 최고조에 달하면서 보는 이는 마음의 빗장을 풀어버린다.
마지막 공간인 '시가 되다'에서는 박일구, 박홍순, 이주한, 라규채, 유태준, 빌베클리의 느린 작업이 무한한 공간감과 경계를 지우는 화면을 창출한다. 생활 현장이고 일터인 그곳이 자유로운 공기가 가득한 우주가 되고, 색채를 지워감에 따라 모노톤으로 바뀌는가 하면 가녀린 꽃줄기의 떨림을 고스란히 전해줌으로써 현상을 넘어선 추상의 세계로 진입시킨다. 특히 회화적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라규채와 유태준, 빌 베클리의 작품은 관객의 마음을 충분히 사로잡는다. "풍경-시"가 완성되는 마지막 공간이다.
전시 "풍경-시"는 고요하게 읊조리고 있는 다양한 풍경 사진작품을 모아 펼치고 있다. 사람들은 이곳 풍경의 숲속을 거닐고 작품들 사이사이 씌어 있는 시를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작품의 맥락에 닿게 될 것이다.
가을의 초입에서 사진소장품전 "풍경-시"를 열게 된 광주시립미술관 전승보 관장은 "팬데믹 시대에 시민들 대부분 공기와 같은 자유가 사라지고 있다고 느끼지만 참고 견뎌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현재를 미루고 살고 있다"고 말하면서 "지금 현재의 내 자신을 돌보기 위해서는 마음 한 구석이 열리는 여백이 필요한데 시적 상상력 큰 도움이 되며,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