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렇게 한 마을에 오랜 예술역사가 흐르고 있다는 것은 드문 일이잖아요. 이런 역사성 속 현재까지 작가들에 의해 그 맥을 이어오고 있는 마을이 흔치 않죠. 이 마을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과 예술가들, 그리고 기획자들이 모여서 한 마음이 돼 자생적으로 예술축제를 연다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로, 마을에서 하는 대표적 축제를 보러 가듯, 잘만 가꿔가면 세계적 마을 미술 축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4일 개막한 ‘2023 제2회 양림골목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희원 집행위원장(서양화가·한희원미술관 관장)은 이번 골목비엔날레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 이처럼 소감을 16일 밝혔다.
올해 ‘양림골목비엔날레’는 양림미술관거리협의체 주축으로 지난 14일 오후 2시 한희원 미술관에서 성대하게 개막식을 열고 대내외에 행사의 출발을 알렸다.
이번 골목비엔날레에서는 전시 프로그램(기획전시·오픈스튜디오)과 주민참여 프로그램(양림스푼위크·양림한평숲·예술체험 및 도슨트투어), 기금마련을 위한 아트마켓· 네트워킹을 위한 아트쌀롱파티 등이 6월25일까지 73일간 펼쳐진다.
먼저 양림골목비엔날레는 지난 2월 말 기획전시 참여작가 선발을 통해 광주전남을 활동 기반으로 하는 15명의 작가가 양림동 골목의 빈 집과 빈 점포 7개소를 전시 공간으로 조성했다. 양림동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업공간을 엿볼 수 있는 개막장소였던 한희원미술관을 비롯해 최순임 고양이숲갤러리 등 양림동 일대에 포진한 작가들의 작업실을 활용한 오픈스튜디오 11개소(12명)도 오픈했다. 기존의 작가 갤러리 외에도 새롭게 전시장으로 조성된 일상공간과 그동안 개방되지 않았던 아뜰리에 등에서도 작가와 만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전시 참여 작가들의 작품은 아트마켓 섹션을 통해 일반인들이 구매할 수 있다. 아트마켓은 6월25일까지 10년후그라운드 1층에서 진행된다.
이어 양림골목비엔날레는 마을의 다양한 주체들이 호스트가 돼 방문객을 맞이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양림스푼위크는 양림동 내의 식당, 카페 등 상점들이 대거 참여하는 그랜드세일 행사로 이해하면 된다. 축제 기간 동안 두 번의 시즌(5~16, 5·19~28) 에 걸쳐 전 매장 10% 할인을 제공하고, 각 점포만의 시그니처 메뉴 또는 신메뉴를 선보이게 된다.
광주시 예술여행학교 출신 수료생들이 만들어가는 도슨트 프로그램은 양림동에서 같은 시기에 펼쳐지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전시와 ‘양림골목비엔날레’를 함께 연계해 코스를 구성했으며, 축제 전 기간 동안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운영된다. 도슨트 투어는 양림골목비엔날레 네이버 예약 페이지를 통해 유료로 신청할 수 있다.
아트쌀롱파티는 지역 예술계와 국내외 예술계 인사, 그리고 예술 여행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류하고, 행사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을 위해 매주 토요일 저녁 열린다. 오는 22일과 29일 파티는 네이버 예약 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
또 양림골목비엔날레는 민간 주도의 자생적 행사인 만큼 재원 마련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진행한 ‘양림골목비엔날레 여행주민(후원자) 모집’ 온라인 펀딩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해당 기금은 참여 작가의 작품활동 및 전시를 위해 투입했다. ‘양림골목비엔날레’ 아트마켓을 통해 작품을 구매하면 판매대금의 50%는 행사 운영을 위해 기부되게 돼 예술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외에 광주시 남구, (재)광주시관광재단, 광주시 교육청, 양림거점예술여행센터 등 공공기관 역시 개별 프로그램 협력을 통해 민간주도 공공협력 축제를 구축했다는 점 또한 골목비엔날레의 외연 확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림골목비엔날레는 오픈스튜디오 참여공간이 8곳, 기획전시공간 4곳에서 펼쳐진다. 오픈스튜디오로는 한희원 미술관, 갤러리 수, 최순임 고양이숲갤러리, 한부철갤러리, 갤러리고철, 앤투잋시즌, 갤러리 늘, 이조흠스튜디오이며, 기획전시공간으로는 양림200청년창작소, 펭귄마을거점 예술여행센터, 펭귄 마을, 광주시립사진도서관 등이다.
한희원 집행위원장은 골목비엔날레에 대해 "국가 예산을 지원받거나 기획서를 내서 기획자들이 하는 일이 아니라 기획자와 마을주민, 예술가들이 한 마음이 돼 스스로 펼쳐가는 행사다. 예산 지원없이 참여자들이 합심해 자발적으로 하는 만큼 진정한 예술축제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외지 작가 15명이 독특한 분위기의 빈집에서 진행 중"이라면서 "삶 속에서 예술을 느낄 수 있다. 유일한 마을 축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림동은 파빌리온 프로젝트 9곳 중 4곳이 몰려 있다. 이강하미술관(캐나다국가관)을 비롯해 이이남아트스튜디오(스위스국가관), 양림미술관(프랑스국가관), 갤러리 포도나무(폴란드국가관)가 운영 중이며, 이이남아트스튜디오 옆 호랑가시나무창작소 아트폴리곤에서는 비엔날레 주전시의 외부공간으로 현재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