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한강과 낙동강, 금강과 함께 4대강으로 꼽히는 영산강. 영산강은 담양에서 시작해 장성과 광주, 나주, 영암, 함평, 무안, 목포를 지나 영산강하굿둑을 통해 서해로 흐른다. 136㎞에 이르는 긴 강으로, 호남지역 농업용수 대부분을 공급하고 남도의 주요 식수원으로 사용돼 호남의 젖줄이라 불린다.
덕분에 여러 문학 작품의 영감이 되곤 한다. 궁삼면 사건을 모티브로 일제시대 나주 영산포에서 민중들의 삶을 그린 전남 담양 출생 문순태 작가의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 임진왜란 명장시리즈 세 번째 장편소설로 임진왜란을 극복한 나주 출신 의병장 김천일의 이야기를 다룬 전남 보성 출생 정찬주 작가의 ‘영산강의 꿈’ 등 영산강이 배경이거나 영감이 된 작품은 셀 수 없이 많다.
이 같은 영산강을 톺아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광주 남구 승촌동 소재 영산강문화관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강, 이가운데 영산강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지난 2012년 5월12일 개관한 이곳은 대지면적 2만5819㎠, 건축면적 3427㎠로, 지상 3층 규모다.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북카페 및 체험실, 학예실, 회의실, 야외전망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영산강문화관의 상설전시실은 흐르는 강줄기를 떠올리게 하는 동선과 조약돌을 형상화한 전시물이 인상적이다. 영산강과 영산강살리기 사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 그리고 영산강 물길 따라 융성한 남도의 역사, 문화, 생태를 소개한다. 특히 새로운 문명과 문화가 만들어지는 변화의 중심에 강이 늘 존재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관람객들이 강이 치유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담아 띄운 종이배들로 구성된 희망나눔 통로를 지나면 비로소 전시장에 들어설 수 있다.
먼저 ‘강, 함께하는 이야기’에서는 한강과 금강, 영산강, 낙동강이 발원지에서부터 어느 곳을 지나 흐르는지를 보여준다. 과거 영산강은 바닷물이 내륙 깊숙이 들어오는 감조하천으로, 영암 월출산, 나주 영산포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영산강 하류에는 갯벌 등이 발달했었다.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남긴 발자취가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옥한 지역이었던 만큼, 마한 세력이 터를 잡았다. 통일신라시대에는 금성이라 불렸다. 본래 금성과 연계해 금강 혹은 금천이라 불렸으나 고려시대에 신안군 흑산면에 영산도 사람들이 왜구를 피해 이곳으로 이주해오면서 영산포로 불리게 됐다. 고려 태조는 영산강에 토대한 세력의 도움을 받아 고려 건국의 배경지로 볼 수 있다. 강이 흐른 5000년이라는 시간, 한국사 및 세계사를 비교하면서 인류의 삶 속 강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돌아봤다.
아울러 ‘강, 사람의 이야기’에서는 이 같은 강을 선조들이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다루면서 승촌보 친환경수처리시설을 보고, ‘강, 우리의 옛 이야기’에서는 남도에 핀 4문화라는 주제로 호남화단의 필두 남종파와 500년 청자문화도자기, 남도의 얼 판소리, 자연을 품은 차 등을 살필 수 있다. ‘강, 생명의 이야기’는 4대강 사업 후 영산강 유역으로 다시 돌아온 조류와 곤충, 어류, 동물 등을 다루고, 물길 따라 즐길 수 있는 1박2일 코스 및 물과 관련된 옛말을 알린다. 마지막으로 ‘강, 행복의 이야기’에서는 영산강의 죽산보, 승촌보를 포함한 네 강의 보를 안내하고, 미디어아트를 통해 하천 생물과 물 정화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손으로 스크린을 터치하면 검게 오염된 하천이 맑아지면서 그 안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 보이는 방식이어서 관람객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기도 했다.
승촌보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도 마련돼 있으며, 영산강문화관과 영산강이 맞닿는 길에는 국토종주 자전거길이 형성돼 있고 종주 기록도 인증할 수 있다. 영산강문화관 뒤로는 승촌공원 및 승촌보캠핑장이 펼쳐져 있고 축구장, 어린이놀이터 등 각종 시설물이 갖춰져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영산강문화관 송은영 학예사는 “우리나라의 강, 물, 문화, 환경 콘텐츠를 개발하고 문화사업을 추진하는 환경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이 영산강문화관”이라며 “환경과 치유를 테마로 행사와 교육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영산강환경문화관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